5월의 도쿄1기 _ 넷째날


코엔지 숙소 - 키치죠지거리 - 아사카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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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동안 점점 오른쪽 쌍커풀이 사라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한국에 도착하면 씻은듯이 무쌍으로 둔갑할 것만 같다.

코엔지역 앞에 있던 사찰

첫번째 숙소의 마지막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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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치죠지에서는 코인라커 전쟁을 치뤘다. 역에 두군데 있다던 라커들은 모두 차있었다. 믿기힘든 사실에 그자리에서 한손에 문제의 캐리어를 쥐고 마구 검색하기 시작했다. 겨우 찾아낸 불분명한 정보(그 댓글은 2004년 댓글이였다)를 지푸라기 쥐는 심정으로 찾아갔지만, 그 라커는 우리 캐리어를 넣기엔 턱없이 작았다. 쌍커풀없는 흐릿한 눈으로 다른역까지 가야하나.. 절망에 빠지고 있는데 기적처럼 눈앞에 새로운 라커가 나타났다. 캐리어를 이리저리 돌리며 구겨넣어 결국 해냈다. 이래서 영화는 죄다 주인공을 역경에 빠뜨리고, 물에 퉁퉁 뿔기 직전에 건져올려 새뜻한 짜릿함을 안겨주나 보다.

그 난리통에도 기치죠지의 이치란은(역시) 맛있었다

자전거주차장의 관리소장님을 찍고싶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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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때문이였을까 기치죠지는 아쉬웠다. 그럴듯하게 치장한 비슷비슷한 상점들이 쉬지않고 붙어있었다. 사람이 많았고 우리취향의 상점은 많지 않았다. 반대였으면 좋았을걸.

날씨 흐린날 초점 = 3일 밤마다 먹어제낀 내 눈두덩이

자전거탄 사람들이 지나가길 얼마나 기다렸는데.. 부들

기치죠지 한 상점의 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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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길은 정말 길고 험했다. 캐리어를 끌고다니니 힘에 부치고 역에서 숙소까지도 거리가 꽤나 있어 캐리어를 타고 가고싶을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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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캐리어가 상용화 됐으면 좋겠다. 캐리어에 신호를 주면 발판과 손잡이가 탁탁 나오는것이다. 그럼 캐리어에 살짝 걸터 앉고 손잡이를 잡고, 전동 킥보드처럼 손쉽고 편하게 슥슥, 줄자처럼 틱 하면 츠르륵 들어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기술력과 추진력만 있었다면 난 어디 강남이나 분당 어디쯔음에 한자리 꿰차고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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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짐을 두고 자전거를 타고 장봐왔다. 첫 마트쇼핑이였는데 눈이 까뒤집혀서 이것저것 눈에 익고 손에 잡히는걸 마구 주워담았다. 사천엔정도를 순삭했다. 근데 맥주를 안샀다. 맥주... 맥주...아..맥주...

(맥주없는)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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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다고 창문을 열어놨다니 벌레가 많이 들어왔다. 이제 정말 여름이 오나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벌레는 커녕 나도 살기 힘든 날씨였는데, 참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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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는 탁자앞에 앉아 엄마께 편지를 썼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일본의 숙소에서 정성스레 써내려가는 편지라니. 좋아보여서 연신 셔터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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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인생에 어느날, 가격값에 대한 토픽이 나온다면 꼭 예로 들 수 있는 경험을 샀다. 전에 숙소가 너무 좋았던 탓인지 이번 숙소는 되게 안좋게 느껴진다. 이전 숙소에서 하루쯤  종일 집에서 뒹굴면 좋았을걸. 애써 전 숙소와 지금 숙소의 가격과 아낀 돈의 액수를 세어보고 있다. 이불이 꿉꿉하고 보풀이 일었다. 잠이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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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는 고양이들의 소식을 전해듣고는 너무 걱정되고 보고싶어서 울고말았다. 아니 5박6일 떨어져있으면서 울다니? 웃기지 않은가? 그래도 그만큼 보고싶다. 아마 내게 진짜 소중한 어떤 것이 생긴 것 같다.

지금은 마음껏 볼 수 있는 아가들사진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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