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둘이 살고있습니다 를 선물하며


2019. 5. 10



김하나 황선우 작가님의 북토크를 듣고 와서도 계속 책을 사지 않다가 서점에서 두권을 한꺼번에 샀다. 
북토크에서도 생각나던 윤서에게 선물하기 위해서다. 
책선물은 잘 될 때보다 실패한 적이 더 많았던 것 같지만(상대는 그 사실을 얼버무리기 때문에 확실한 실패인지 알 방법은 없다) 어떤 책을 읽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면 주저없이 사게된다. 

오늘은 두 권을 면밀히 살펴 조금 더 때 탄 것을 집어 들었다. 
무슨 유머서적처럼 웃겨서 앉은자리에서 술술 읽었다. 
두 분이 성심성의껏 알뜰하게 살아온 세월의 재치가 묻어있는 문장들. 
유쾌한 마음으로 읽고 나중에 윤서랑 같이 얘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

자꾸 주변인들과 뭔가를 도모하고 일구고 합치는 이 사람들처럼 
우리도 서로에게 좋은 결속력을 가지면서 곱고 호탕하게 나이를 잘 먹어갔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우리 같이, 열심히 자라자.

- W1C2가 W2C3에게.

...


2019. 5. 11





돗자리를 깔고 누워 풍성한 나뭇잎을 바라봤다. 
윤서는 공원에서 책읽는게 생각보다 집중이 어렵다며, 내가 선물한 책을 소리내 읽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책을 윤서의 목소리로 들으며 중간중간 끼어들고 방해하고 딴짓을하며 시간을 보냈다. 

낮이 길어졌다. 
초저녁 즈음에도 어스름한 해 밑에서 우리는 마땅한 종이(내가 책을 선물했던 포장봉투)에 열을 맞춰 서로 지키고싶은 습관들을 적어나갔다. 1주일을 단위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서로에게 만원을 주기로 했다. 
미래의 나에게 바라는건 아주 많았지만 딱 세가지만 정했다. 
서로에게 얼기설기 예쁘게 얽혀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댓글

가장 많이 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