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도쿄1기 _ 첫째날


나리타공항 에서 코엔지의 숙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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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한국말을 잘하는 사람이 많았다. 내 품 만한 캐리어를 끌고 누가봐도 불안을 가득 안고서는 낯선 표지판을 살피고 고개를 치켜들어 읽지 못하는 노선도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답답함에 주눅들고 있을때 도와준 프로한글러 언니, 중국에서 일하러 온 윤아 열성팬, 복잡하고 무서운 신주쿠에서 플랫폼을 알려준 여자. 모두 친절하고 고마운 사람이었다. 이들은 모두 같은 어플을 썼다. 우리의 네이버지도쯤 되겠지? 보기만 해도 복잡했다. 1도 모르겠는 일본의 덴~~~샤, 극복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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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 관한 얘기를 하나 더 하자면, 복잡한 만큼 많은 종류의 열차가 있었다. 특급, 쾌속특급, 액세스특급, 통근특급, 쾌속... 안그래도 모르겠는데 그 차분하게 정리된 이름들을 보고있자니 망연한 실소가 터져나왔다. 그 이름들을 번역하자니 웃긴건가? 일본사람들도 저 갑갑한 지하철노선도를 읽으며 이런생각을 하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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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는 너무 마음에 든다. 녹초가 돼서 들어온만큼 더없이 반가웠다. 일본의 실내디테일을 보면서 감탄했다. (실외는 아직 제대로 못봐서 모르겠다.) 언젠가 제대로 공부해보고싶다.

숙소욕심이 많은 나도 이 숙소는 또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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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랑 나는 이상하게 잔다. 서로의 머리옆에 발을 놓고 잔다던지, 침대에서 가로로 잔다던지. 이상한데 편하고 편한데 웃기다. 침대가 두개여도 굳이 한침대에서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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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면 기내식을 받을때도, 지하철에서도 사람들은 우리처럼 분주하거나 불안하거나 설레보이지 않았다. 어떤식으로든 이런 마음졸임이 나쁘기만 한 건 아닌거같다. 그런 생각을 하며 잠에 들었고, 일어나자마자 그 생각을 쓴다. 오늘은 나의 도쿄 중 첫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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