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역부심

좀 대단해보이거나 부러운 사람을 직간접적으로 만나면 일단 그사람의 나이부터 알고 싶어 진다. (면전에다 대고 물어보진 않는다) 나이가 나보다 네다섯이상 많으면 그제야, 당연한 표를 재차 확인한 사람처럼 안도한다.
 내가 어려서 받은 이런저런 무시와 얼른 멋진 30대가 되고싶다 고꾸라지며 말하던 날들. 한편으론 이제 더 어린애들이 많구나, 혹시 근사한 쟤가 내 또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 내가 저 나이쯤 되면 저사람처럼 될 수 있으려나 하는 피해의식. 아직 어리니까요, 하는 말에 밀려오는 불편한 안도. 나는 여전히 뭔가를 이루기엔 적은 나이라 변명하며, 몇 해 더 일찍 태어난 사람들을 동경하며 주저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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